일회성 이벤트는 이제 그만! 구성원들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이끄는 조직문화 실무 가이드
조직문화는 왜 어려운가?
구성원들의 성향이 변화하고 불확실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 오늘날의 경영 환경 속에서,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이 같은 어려움을 헤쳐 나갈 원동력을 조직문화 개선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연구에서 조직문화는 조직의 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자 조직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이러한 배경 아래,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은 기존의 조직문화를 개선하거나 자신들만의 맞춤형 조직문화를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다.
매력적인 조직문화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인재 유치를 지원하는 기업의 경쟁력이자 브랜딩이며, 조직의 성과 창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입니다. 조직문화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구성원들의 실제 행동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조직문화 활동 사례를 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조직문화 담당자가 되었는데 막상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일단 글로벌 선진기업의 사례를 적용해 보고 있는데 우리 회사에도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타사 벤치마킹 사례를 보면 일회성 이벤트 활동에 그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구성원들의 행동 변화까지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담당자들이 이처럼 지속해서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현재의 조직문화 활동이 만족스럽지 못함을 반증합니다. 사실 국내에 조직문화 전문조직이 생긴지는 얼마되지 않았는데요. 조직문화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구성원이 조직에 존재하는 경우도 드뭅니다. 대부분의 조직은 기존의 HR 혹은 HRD 담당자가 갑작스레 업무를 수명 받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조직문화에 대한 개념이 불명확하고, 직무에 대한 상세 기술이 부족하여 업무를 수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담당자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 타사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적용해봅니다. 일단 운영하기 쉽고, 구성원들의 반응도 즉각적인 일회성 이벤트가 조직문화 활동의 대다수를 이룹니다. 조직문화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는 조직은 컨설팅사의 조직문화 진단 프레임 워크를 자문 받아 진단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도출된 이슈들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죠. 그러나 그 효과는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애초에 교육만으로 조직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자신 있게 ‘Yes’라고 답할 수 있는 담당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조직문화, 왜 행동하지 않는가에 집중해라
그래서 조직문화란 대체 무엇인가?
조직문화는 그 조직에 소속된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따라하는 업무 방식(행동)입니다. 조직문화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오해 중 하나가 조직문화를 ‘회사의 핵심가치를 다루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건데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닙니다. 실제 조직 생활에서 기업의 핵심가치가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효용성은 크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그것들이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이며,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핵심가치의 존재 유무가 아닌 그것들이 구성원들의 행동으로 연결되는가’입니다.
정리하자면, 구성원들은 핵심 가치의 의미를 몰라서 행동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의미를 알면서도 행동으로 연결하지 않는 것이 조직문화 담당자가 풀어야 할 문제죠.
구성원의 행동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이렇게 접근하자
그렇다면 구성원들의 행동변화는 어떻게 이끌 수 있을까요? 조직문화는 크게 하드컬쳐(제도, 시스템, 비즈니스 프로세스 등)와 소프트컬쳐(정서, 공감대 등)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드컬쳐 측면에서 구성원들의 행동변화를 촉진하는 대표적인 예시는 인사 제도(평가, 보상, 승진 등)와의 연계인데요. 사실, 많은 담당자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소프트컬쳐 차원의 접근 방식입니다. 다음의 프로세스에 따라 접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jobs.netflix.com/culture
① 핵심 가치 기반으로 전사에 공유할 업무 방식 정리하기
우선 회사의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도출한 우리 조직만의 업무 방식이 필요합니다. 이 업무 방식은 회사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행동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하는 방식, 워크룰, 행동규범 등 조직마다 이러한 업무방식을 표현하는 용어는 다양합니다. 우아한형제들이 만든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 넷플릭스가 공개한 ‘Culture Deck’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대부분의 조직은 전사 차원의 업무 방식이 정립되면, 이를 구성원들에게 알리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거나 관련 교육을 실시합니다. 이는 구성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업무 방식을 구체적으로 인지시킨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방식인데요. 다만 단순한 내용 전달만으로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행동의 변화를 촉구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② 단위 조직(팀)에서 적용 가능한 수준의 업무 방식 만들기
조직문화 혁신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조직의 실질적인 행동변화를 위해서는 전사의 명확하고 일관된 방향성 아래 단위 조직(팀)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수라고 말합니다. 전사 차원의 명확한 업무 방식이 도출되었다면 이후에는 단위 조직별로 적용 가능한 수준의 업무 방식으로 한차례 발전 시켜야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전사 차원의 업무 방식이 팀 차원의 업무 방식으로 재구성되었을 때, 구성원들의 실행은 수월해집니다.
예를 들어 ‘소통’과 관련하여, ‘업무 노하우 및 진행 상황을 수시로 공유하자’라는 규칙이 있다고 해볼까요. 이 업무 방식을 팀 차원에서 재구성하면, 팀 업무 환경에 맞게 소통의 대상, 범위, 수준, 기간 등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됩니다. 각 팀마다 팀이 처한 상황과 업무가 다르기 때문에, 팀의 수만큼 새롭게 재구성된 맞춤형 업무 방식을 도출할 수 있죠. 그렇다면 단위 조직을 위한 업무 방식은 조직문화 담당자가 혼자 만들 수 있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출처 : SERI형 조직문화 변화관리의 Double Helix Model (삼성경제연구소)
③ 조직별 워크샵을 통해 부서원이 스스로 정립하도록 돕기
개별 부서 차원의 업무 방식은 워크샵을 통해 도출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서장을 제외한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사의 업무 방식을 부서의 상황에 알맞게 대입하여 재구성합니다. 부서장은 이 논의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안, 참고할 수 있는 정보와 지식, 자원 등을 지원하고, 실질적으로 부서에 적용할 업무 방식을 선정하여 실효성을 높입니다. 당장 내일부터 팀에 적용이 가능한 업무 방식부터 팀의 지속 성장을 위해 장기적으로 지켜나가야 할 업무 방식까지 팀이 처한 상황과 환경을 고려하여 선정합니다. 이후 일정 기간을 두고 실천 여부에 대해 확인하며, 업무 방식을 보완해 나갑니다.
④ 워크샵 실행을 위한 사내 퍼실리테이터 양성하기
그렇다면 조직문화 담당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부서 단위의 워크샵을 실질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사내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하는 겁니다. 동시에, 워크샵 운영을 위한 상세 가이드를 개발, 각 부서에 배포하여 해당 부서만의 세부 업무 방식을 도출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조직문화는 단 한 번의 이벤트로 결과물을 만들 수 없다
조직문화 개선은 단시간에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기 힘든 활동입니다. 한방에 조직문화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죠. 지금 조직문화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면,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그 다음 스텝을 생각하세요. 보다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아가야 합니다. 왕도를 꿈꾸되 정도를 믿으며 꾸준히 걷다 보면, 어느새 이전과는 다른 변화된 모습으로 조직이 탈바꿈 되어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필진 소개
Writer 봉주완
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성장문화팀장
전) LS 인재육성팀 과장
전) Insight Group HRD컨설턴트
소개
안녕하세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성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설계하고 있는 봉주완 입니다. 구성원과 단위 조직의 성장 경험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고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