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데이터 분석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 HR Analytics Process & Metrics
HR Analytics의 전망
HR 데이터 분석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학계에서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동안 데이터 분석의 대상을 바라보는 기준에 따라 연구자들은 ‘HR 애널리틱스 (HR analytics)’, ‘피플 애널리틱스 (People analytics)’를 비롯하여 ‘탤런트 애널리틱스 (Talent analytics)’ 또는 ‘워크포스 애널리틱스 (Workforce analytics)’와 같은 용어를 사용해 왔습니다. HR 애널리틱스는 조직에서 기능하는 HR의 관점에서, 피플 애널리틱스는 이보다 확장된 일반적인 사람 관점에서 바라보았으며, 워크포스 애널리틱스는 인적자원 관점에서 운영에 집중한 한 편 탤런트 애널리틱스는 구성원의 역량 관점에서 분석의 대상을 바라보았습니다. 최근 여러 논문과 출간되는 도서에서는 HR 애널리틱스와 피플 애널리틱스가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HR 분야의 데이터 분석을 일컫는 용어도 이 둘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 그림은 제가 HR을 경험하기 시작한 2010년도 1월부터 현재까지의 두 용어에 대한 구글 검색 트렌드 결과입니다. 약 10여년 동안 꾸준하게 ‘HR analytics’와 ‘People analytics’는 주목을 받아오고 있는 한 편, 글로벌 마켓 리서치 전문기관 퍼시스턴스 마켓 리서치는 2032년까지 HR 애널리틱스 시장은 12.4%의 CAGR 및 90억 달러의 가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Persistence Market Research, 2022)
*참고 : https://www.medgadget.com/2022/05/hr-analytics-market-is-anticipated-to-top-a-valuation-of-nearly-us-9-bn-with-cagr-of-12-4-by-2032sap-oracle-and-more.html
이미지 출처 : Google Trends
HR 데이터와 Key Metrics
HR 애널리틱스 분야의 국내 한 전문가는 인사 데이터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중학, 2022)
1. 인사행정 데이터 (성별, 나이, 학력, 고과, 보상, 급여, 근태 등)
2. 서베이 데이터 (조직문화 및 리더십 진단, Pulse Survey 등)
3. 행동 데이터 (이메일, 전화, 캘린더, 메신저 텍스트 등)
한 편, 미국인사관리협회 (SRHM, 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는 다음의 6가지 영역으로 HR Key Metrics를 분류하고 있으며* 세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Strategic Management (전략적 관리)
2. Workforce Planning and Staffing (인력계획 및 배치)
3. Talent Management (인재 관리)
4. Total Rewards (총 보상)
5. Employee Relations (직원 관계)
6. Risk Management (위기 관리)
*Advanced Analytics: Using Data to Drive HR Excellence, SHRM
표1. SHRM HR Metrics
이 둘을 연관 지어보면 아래와 같이 표현해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략적 관리와 인력계획 및 배치, 보상과 관련된 Metrics는 인사행정 데이터로 충분히 확보할 수 있으며, 직원 관계와 관련된 Metrics는 서베이와 행동 데이터를 통해서 그리고 인재관리 및 위기 관리와 관련된 Metrics는 세 가지 유형의 데이터 모두를 통해 확보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언급된 데이터 외에도 관련 Metrics를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HR 데이터를 유형화함으로써 보다 전략적으로 HR Key Metrics를 수집하고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림2. HR 데이터와 Metrics
HR 데이터 분석 프로세스
HR 데이터를 활용하는 접근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무엇이 알고 싶고, 무엇을 해결하고자 하는가?
이 후의 모든 데이터 분석 프로세스는 이렇게 정의된 문제와 목적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해당됩니다. 앞서 언급된 HR 지표(Metrics)를 결정하고 성과와 사실을 통한 현상 파악 및 평가, 이들을 바탕으로 한 원인 분석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들은 결국 자신이 (또는 경영진이) 알고 싶고, 해결하고 싶은 것을 위한 설득력 있는 준비 절차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림3. 데이터 분석 프로세스 (참고 : 데이터문해력, 2022)
각 프로세스와 관련하여 이해를 돕고자 교육 훈련(Training)의 사례를 통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말씀드릴 사례는 조직마다 다양한 상황이 있음을 감안하시어 수많은 상황 가운데 하나의 사례임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육 담당자들의 현실적인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교육 몰입도’와 관련되어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겉으로 드러난 현상(A)을 다음과 같이 가정하여 보겠습니다.
(A) 리더십 교육에 입과한 교육생들이 온전히 프로그램에 집중을 못하고 있다.
(중간 중간 업무 연락은 물론, 리더십 교육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를 보임)
여기서 교육담당자는 무엇이 알고 싶고, 무엇을 해결해야 할까요? 다양한 문제들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다음과 같이 문제를 정의(B)해 봅니다.
(B1) 현업에서 진행 중인 업무에 대한 부담과 고민을 가지고 교육에 입과하였다.
(B2) 리더십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지금 해결해야할 문제들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이 외에도 인사담당자의 경험과 사고 기준에 따라 여러가지 문제를 더 정의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B1)이라는 문제를 정의해보기로 합니다. 이렇게 문제를 정의했다면 다음으로 올바른 HR 데이터 지표(C)를 결정해야 합니다.
앞서 설명 드렸던 SHRM HR Metrics에서 분류한 ‘Talent Management’와 ‘Employee Relations’ 영역을 참고하여 인사행정, 서베이 데이터를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직책과 R&R, 수행 중인 과업(전사 과제 유무 포함), 교육이력, Key successor 유무, 고과, 직속 상사(리포팅 라인) 등 인사행정데이터를 통한 입과자의 Profile을 입체적으로 생성합니다.
그리고 리더십 진단, 교육동기부여(Pulse survey)를 통해 데이터를 추가로 수집합니다. 가능하다면 업무 이메일과 캘린더 분석을 통해 업무 유관자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도 수집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 현재 상태를 파악(D)하고 평가(E)를 합니다. 이 때 앞서 언급된 데이터들을 활용하여 최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특정할 수 있는 성과와 사실, 결과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다음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인지, 효과적인지 그리고 중요한지, 긴급한지와 같은 기준을 통해 파악된 상황을 ‘비교하며’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A 교육생의 현재 상태가 퍼포먼스는 매우 훌륭하지만, 리더 경력과 리더십 관련 교육 경험이 부족하고 마감이 시급한 전사 과제를 수행하느라 리더십 교육에 대한 동기부여도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가정해 봅니다. 어떠한 평가를 해야 할까요? 다른 교육생 및 조직에서 인정하는 리더의 동일 지표로 추출한 데이터와 비교를 하거나 조직내 Successor Plan과 같은 지표를 활용하여 해당 교육생의 리더십 교육 필요성에 대한 판단의 근거를 하나씩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가정했던 문제(B1)는 이제 해결이 되었을까요? 여전히 원인에 대한 분석(F)과 교육담당자의 결론(G)이 남아있습니다. 이 때 원인은 한 가지만이 아니라 복합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HR 도메인의 경험과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여 원인의 후보를 열거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원인과 관련된 지표를 결정하고 상관관계를 포함한 관련성을 확인함으로써 원인을 분석해 나갑니다.
예를 들어, Pulse Survey로 확인된 낮은 동기부여가 리더 경력 또는 전사과제 마감 부담 등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하나의 원인(F)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조직 내 네트워크 형성 정도에 따라 교육 몰입도의 차이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과 행동을 제안(G)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HR분석 전문가들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원인이 왜 그러한 지 끈질긴 사고를 통해 ‘결과에 기반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는 결과에 대한 설명이 아닌, 인사담당자 자신만의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학습 과정에 직속 상사를 멘토로 참여시킴으로써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 참여에 대한 명분과 함께 업무 부담을 조절한다거나, 교육 성과를 제도적으로 Key Successor 후보군과 연계 운영하는 등 논리적인 해답을 제안함으로써 교육 몰입도를 제고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을 해야합니다.
HR 애널리틱스를 위해 담당자에게 필요한 역량
애널리틱스는 새로운 분야가 아닙니다. 마케팅이나 통계와 같은 분야에서는 이론을 증명하거나 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근 10여년간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HR 애널리틱스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우리 HR 담당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없지만, HR 애널리틱스 분야의 여러 전문가들은 다음의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공통적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1. 사회과학적 사고력
2. 통계적 지식
3. 스토리텔링 능력
HR 분야의 많은 이슈들은 과학 실험실에서의 실험과 같이 데이터분석을 통해 인과 관계를 분명하게 입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변수를 완전히 통제하는 식이 아닌,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사회 현상과 인간의 행동을 바라보는 ‘사회과학적 사고력’이 필요합니다. ONA (Organizational Network Analysis)와 같은 분석 기법을 통해 리더십을 진단하거나 유의미한 조직 문화를 분석하는 사례도 있는 만큼 사회과학적 사고력은 데이터 분석은 물론 인사 업무를 하는 담당자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더불어, 분석과 결과를 해석할 정도의 수준인 통계적 지식도 필요합니다. 엑셀을 포함하여 최근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여러 소프트웨어들에서 기본적으로 통계기능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데이터를 비교하며 판단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지식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러 전문가들은 피력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현상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관련 HR 지표를 선택하여 원인분석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일련의 과정을 설득력있게 풀어나갈 수 있는 스토리텔링 역량도 매우 중요합니다. 표현의 방법이 시각적으로도 설득력있게 전달된다면 더욱 좋겠지만, 일상적인 보고의 상황에서도 이러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은 날로 더해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HR 데이터 분석 프로세스를 사례와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HR을 바라보는 사고 방식과 같이 HR 업무를 함에 있어서 보다 목적성 있게 그리고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필진 소개
Writer 고경태
전) 사람인 HR연구소 HR전략팀 차장
소개
안녕하세요. HR 트렌드와 People Analytics에 관심이 많으며, Business Partner로서 HR이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