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와 직결되는 기업교육, 어떻게 기획할까?
*본 아티클은 올리비아 킴의 브런치 원문을 원작자의 허락을 받고 추가 게재한 것입니다.
가끔 다른 곳의 강사들과 협업을 통해 교육 과정을 만들다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스트레스 관리나 마인드 교육을 어떻게 성과로 측정해요? 그건 정성적 측면이 강해요.
업무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힐링 정도에 지나지 않아요. 그냥 교육을 받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나요?"
당신이 사내 강사라면 어떻게 생각하는가? 틀린 말은 아니다. 정성적인 요소는 측정이 힘들고, 스트레스 관리나 마인드 교육은 수강하는 것만으로도 참여자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이 한 기업의 대표라면 시간과 비용 대비 어떤 효과가 나는지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비용과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변화를 대비하는 조직이라면 그곳이 어떤 곳이든 교육은 필요하다. 그러나 당신의 조직이 교육에 투자하지 않거나, 교육 담당자들을 귀하게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가? 그렇다면 그런 조직 탓할 것이 아니라, 그간의 교육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거나 변화를 증명할 수 있는 확실한 데이터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이다. 기업은 결과가 없는 교육을 신뢰하지 못한다. 바꿔 말하면 당신의 교육이 작더라도 변화를 가져오고 가시화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면, 조직 또한 교육의 긍정적인 효과를 확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오늘은 성과 측정을 고려한 교육 기획 TIP 3가지를 공유하려 한다. 위와 같은 고충을 겪고 있는 강사와 교육 담당자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문제 해결 관점으로 시작하라
당신의 교육은 단순히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측면의 프로그램이길 바라는가? 아니면 직원들의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오길 원하는가? 변화를 바란다면 교육 기획의 첫 단추를 문제 해결 관점으로 시작해 보자. 많은 강사가 교육의 큰 흐름을 보지 못하고 '콘텐츠' 위주의 교육을 기획한다. 교육 기획에서는 '어떤 콘텐츠를 배열할 것인가?', 이전에 '나는 왜 이 교육을 기획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현장 상황을 자세히 분석하고, 원인을 찾고,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특히 당신이 기업에 속한 사내 강사라면 교육은 현장의 문제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취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콘텐츠를 꼭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미니 강연에 나가도록 하자. 기업 측면에서는 엄연히 강사 혼자만의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2. 교육 성과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라
'교육해서 뭐가 달라졌죠?'라는 질문에 당신은 수치로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좋아진 것 같아요, 참석자들이 좋아해요.'라고 말하고 있다면 교육을 진행한 강사 자신도 무엇을 했는지 모르고 있는 것이다. 강사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좋아요' 하트를 받기 위해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에서 교육은 성과 향상을 위한 활동 중 하나라는 것을 명시하자. 교육 성과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목적과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문제 해결 관점으로 교육을 기획했다면 이미 목적과 목표는 설정되었을 것이다. 방향을 잘 잡았다면, 목표가 구체적인지 뜯어보자. 이것은 학습 목표와는 별개로 강사가 교육 성과 측면에서 세워야 하는 목표이다. 여러 가지 목표 설정 Tool이 있지만 가장 널리 쓰이는 'SMART' 기법*을 활용해도 좋다. 성과 측정이 어렵다고 하는 마인드나 힐링 과정도 목적과 목표에 맞게 성과 측정 Tool을 만든다면 충분히 가시화 할 수 있다. 이후 당신의 상사가 '교육해서 뭐가 달라졌죠?'라고 말한다면 이제 자신 있게 대답하라.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 개선되었고 변화하고 있는지 수치로 풀어낸다면 당신의 대답에 모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SMART 기법 : 1. Specific(구체적) 2. Measurable(측정 가능한) 3. Achievable(달성 가능한) 4. Realistic(현실적) 5. Time-bound(기한이 있는)
#3. 실전 위주로 기획하라
방향이 분명치 않은 교육의 한계는 실전 응용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기획자가 실무를 잘 몰라 이론 위주로 감의하거나, 교육 시간만을 교육 전체로 간주하고 사후 관리를 생각하지 못하는 2가지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학습자들이 배운 것을 현업에 적용하지 못하면 교육은 말짱 도루묵이다. 아무리 좋은 것을 배워도 사용하지 않으면 성과가 나오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활용한다면 변화가 눈에 보인다. 학습자들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다음 3가지를 고민해보자.
1) 학습에 실습과 이론은 어느 정도로 배정되어 있는가?
의외로 학습자들은 실무를 함으로써 이론을 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그걸 '맹자 왈 공자 왈'하듯 나열하지 말자. 기본 틀을 제시해 줬다면 실습으로 이론을 뽑아내자(교육의 종류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이때 강사는 누구보다 이론과 사례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깊이가 얕은 감사일수록 말이 길다. 그리고 졸음 앞에 쓰러져가는 교육생들도 많아진다. 성인들은 안다고 생각하면 더 듣지 않고, 모르는 건 아예 안 듣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꼭 필요한 이론만 하고, 실습과 이론의 비율이 7:3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자. 그래야 현장에서 어떻게 해서든 하나라도 쓴다.
2) 현업에 쉽게 지속해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인가?
교육 내용이 업무에서 녹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큰맘 먹고 해야 한다면 그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럴 경우 지속성의 문제를 일으키고 결국 외면 받는 지식이 된다. 학습자들이 손쉽게 따라 할 수 있으면서도 업무에서 주는 작은 행동의 변화가 결과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사후 관리를 진행하고 있는가?
교육 시간의 스펙트럼을 사후 관리까지 넓혀서 보자. 학습자들이 배운 것을 잘 적용하는지 최소 4~5주에 걸쳐 관찰하고 중간 점검 모임을 통해 지속해서 피드백과 코칭을 해보자. 여건이 안된다면 서면이나 SNS 활동을 통해서 가능하다.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까진 꾸준한 반복과 시간이 지름길이다. 그러나 학습자 혼자만의 힘으로는 힘들다. 강사는 좋은 가이드와 코치가 되어 줘야 한다. 그래야 학습자가 하나라도 더 해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틀이 잡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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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내 강사가 고생한 것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현장과 동떨어져 있고, 별개의 부서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인식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 전에 내 업무의 프레임을 넓힐 필요가 있다. 내가 하는 일을 누구나 하는 교육으로만 볼 것인가, '지금 상황을 개선해 나갈 기회'로 볼 것인가. 생각의 차이가 완전히 다른 교육의 결과를 만든다. 현장에서 눈을 떼지 말고 교육자 관점에서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행동하자. 늘 같았던 콘텐츠라도 지금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